하루아침에 PC가 켜지지 않는 공포만큼 당황스러운 일은 없다. 더욱이 최신 ‘Windows 11 24H2’로 기쁜 마음에 업데이트한 직후라면, 푸른 화면에 찍힌 0xc0000225 코드가 사용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웰컴!”이 아닌 “게임 오버!”에 가깝다. 이번 기사에서는 원인 규명부터 임시 복구, 장기적 대책까지 하나하나 짚어 본다.
Windows 11 24H2 업데이트 직후 ‘끝없는 블루스크린’…무슨 일이 있었나?
업데이트 이후 일부 시스템에서 정상 부팅이 되지 않고 연달아 BSOD(Blue Screen of Death)가 발생했다. 가장 많이 보고된 에러 코드는 0xc0000225(부트 구성 데이터 손상)지만, PAGE_FAULT_IN_NON_PAGED_AREA, IRQL_NOT_LESS_OR_EQUAL, SYSTEM_THREAD_EXCEPTION_NOT_HANDLED 등 다양한 유형으로 모습을 바꿔 가며 사용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winload.efi를 찾을 수 없습니다”부터 각종 메모리 예외까지
- winload.efi 오류 – 부트로더가 로딩되지 못해 1차적으로 부팅이 멈춤
- PAGE_FAULT_IN_NON_PAGED_AREA – 커널이 참조할 수 없는 영역을 읽으려다 실패
- IRQL_NOT_LESS_OR_EQUAL – 드라이버가 부적절한 IRQL에서 메모리에 접근
- SYSTEM_THREAD_EXCEPTION_NOT_HANDLED – 시스템 스레드가 처리 못 한 예외 발생
이처럼 코드가 뒤섞여 나타나기 때문에, 초보 사용자는 원인을 특정하기 더욱 어렵다.
안전 모드는 ‘반쪽짜리 구명보트’…네트워크·드라이버 제약 탓
F8 또는 복구 환경을 통해 안전 모드로는 진입이 가능하지만, 네트워크 드라이버가 제한된다. 때문에 윈도우 업데이트나 온라인 드라이버 교체가 불가능해 근본적인 수리에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USB 설치 미디어조차 로딩 중 BSOD가 뜨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재설치”라는 최후의 카드마저 봉인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intelppm.sys’…숨은 주범이었던 전력 관리 드라이버
다수의 미니덤프 분석 결과 공통적으로 intelppm.sys(Intel Processor Power Management) 파일이 호출되다가 크래시가 났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이 드라이버는 CPU의 전력·터보 부스트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코어 구성요소다.
intelppm은 무엇을 할까?
기능 | 설명 |
---|---|
P‑State 전환 | 부하·온도에 따라 클럭/전압을 동적으로 변경 |
터보 부스트 관리 | 부스트 진입·유지 조건 감시 |
C‑State 제어 | 유휴 코어 절전 단계 전환 |
온도 스로틀 | 과열 시 클럭 강제 하락 |
윈도우 부팅 초기 단계에서 이미 CPU 전력 정책을 적용하기 때문에, 해당 모듈이 손상되거나 서명 검증에서 실패하면 커널이 곧바로 STOP 신호를 던진다.
드라이버 ‘손상’ vs ‘호환성 불일치’
- 손상 가능성 – 업데이트 중 전원 차단·갑작스러운 리셋으로 파일이 깨졌을 수 있다.
- 호환성 – 24H2에서 최신 uCode·PL1/PL2 테이블 형식이 바뀌어 구버전 BIOS 또는 인텔 7세대 이전 CPU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지적된다.
intelppm 비활성화: 지금 당장 부팅을 살리는 응급 처방
다행히 ‘intelppm’은 필수 장치 드라이버가 아니다. ACPI(Advanced Configuration and Power Interface) 범용 드라이버가 대체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3단계 임시 해결 절차
단계 | 조치 | 구체 방법 | 기대 효과 |
---|---|---|---|
① | intelppm 서비스 비활성화 | 실행 ▸ regedit → HKEY_LOCAL_MACHINE\SYSTEM\CurrentControlSet\Services\Intelppm → Start =4(Disabled) | 부팅 시 intelppm 로드 차단 |
② | (선택) intelppm.sys 파일 이름 변경 | C:\Windows\System32\drivers\intelppm.sys → intelppm.sys.bak | 우발적 재활성화 방지 |
③ | 재부팅 | 정상 모드로 로그인 시도 | ACPI 드라이버가 CPU 관리 담당 → BSOD 해소 |
위 작업을 적용하면 대다수 PC가 즉시 정상 부팅됐다.
작업 전 반드시 복구 지점·백업 확보
레지스트리 편집으로 잘못된 키·값을 건드리면 부팅 불가가 악화될 수 있다. 안전 모드에서 시스템 복원 지점 하나를 만들어 두자.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터보 부스트가 비활성화될 수 있어 Cinebench R23 멀티코어 기준 3~8 % 성능 손실이 확인됐다. 단, 문서 작업·웹 브라우징 등 경량 워크로드에서는 체감이 미미하다. 전력 소모는 다소 증가할 수 있으므로 노트북 사용자는 배터리 지속 시간에 유의해야 한다.
‘임시 처방’임을 기억하자: 장기적 해결 로드맵
1) Microsoft·Intel 공식 패치 대기
현재 Microsoft Insider Feedback Hub와 Intel 커뮤니티 양쪽에 다수 신고가 접수되어 있으며, 누적 업데이트(KB) 또는 인텔 드라이버 패키지 형태의 수정본이 배포될 가능성이 크다. 패치가 공개되면 ‘Start’ 값을 3(Load on demand)으로 되돌리고 intelppm.sys.bak
도 원본 이름으로 복원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자.
2) BIOS·칩셋·ME 펌웨어 동시 업그레이드
메인보드 제조사별 최신 BIOS 릴리스를 적용하면 마이크로코드·전력 테이블이 갱신되어 호환성 문제가 자연히 해소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구형 6‑7세대 코어(코드명 Kaby Lake 이전) 시스템은 BIOS 업데이트 여부가 성패를 가른다.
3) 문제 업데이트 숨기기 또는 롤백
- 설정 ▸ Windows Update ▸ 업데이트 기록에서 문제의 KB를 확인 후 제거
wushowhide.diagcab
도구로 동일 누적 업데이트의 재설치를 차단- 안정판 누적 패치가 나올 때까지 ‘업데이트 일시 중지’ 기능 사용
4) 시스템 이미지·복원 지점 사전 구축
Macrium Reflect Free, Acronis, Windows 자체 ‘시스템 이미지 만들기’ 기능을 활용해 주기적 백업을 하자. 업데이트 전날 밤 ‘스냅샷’을 찍는 습관은 최고의 보험이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화 진단 가이드
진단 항목 | 명령·도구 | 목표 |
---|---|---|
시스템 파일 손상 | sfc /scannow , DISM /Online /Cleanup-Image /RestoreHealth | 손상된 윈도우 핵심 파일 복원 |
메모리 오류 | Windows 메모리 진단 또는 MemTest86 | RAM 불량 여부 확인 |
NVMe·SSD 펌웨어 | Samsung Magician, Crucial Storage Executive 등 | 컨트롤러 오류 패치 |
인플레이스 업그레이드 | USB 설치 미디어로 ‘이 PC 업그레이드’ | 윈도우 구성요소 재설치 |
UEFI 설정 초기화·클린 설치 | Secure Boot 재활성화 후 새로 설치 | 모든 소프트웨어 요인 초기화 |
커뮤니티·전문가 반응으로 본 파급 효과
- 수십 건의 Reddit·쿨엔조이 제보 – Z370·B560 칩셋 사용자가 다수를 차지
- Microsoft 포럼 ‘Top Issue’ 등재 – 24H2 릴리스 노트에 “intelppm 충돌” 항목이 임시 추가
- 인텔 엔지니어 Q\&A – “uCode 테이블 업데이트 준비 중…6월 하순 BETA 예정”
하드웨어 커뮤니티는 ‘윈도우·인텔 모두 QA가 부실했다’며 비판적이다. 반면 일부 OEM(HP·Lenovo)은 자체 수정 BIOS를 이틀 만에 배포해 긍정 평가를 받았다.
FAQ: 자주 묻는 질문 6가지
- intelppm을 아예 삭제해도 되나요?
→ 삭제보다는 ‘Start=4’ 비활성화가 안전하다. 삭제하면 향후 패치 적용 시 재설치가 번거롭다. - AMD 시스템도 영향이 있나요?
→ intelppm은 인텔 전용이라 AMD는 무관하다. 그러나 24H2 자체 버그로 다른 이유의 BSOD가 날 수 있으므로 덤프 분석은 필요하다. - 파일 이름을 .bak으로 바꾸니 권한 오류가 납니다.
→ 관리자 권한 명령 프롬프트에서takeown /f intelppm.sys
▸icacls intelppm.sys /grant administrators:F
수행 후 변경하면 된다. - 터보 부스트가 꺼지면 게임 FPS가 얼마나 떨어지나요?
→ CPU가 터보에 머무는 빈도가 낮아져 평균 FPS는 36 %, 1 % Low는 510 % 가량 하락했다는 사용자 보고가 있다. - 업데이트를 차단하면 보안 패치도 못 받나요?
→ ‘일시 중지’ 상태에서는 새로운 품질 및 보안 업데이트 모두 막힌다. 주 단위로 재검토해 최신 누적 업데이트가 안정화됐는지 확인하자. - 24H2를 설치하지 않고 23H2에 머물 수 있나요?
→ 가능하다. 설정 ▸ Windows Update ▸ ‘업데이트 받을 준비가 되면 알려주기’ 옵션을 꺼 두면 24H2 자동 배포를 미룰 수 있다. 다만 지원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결국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맺음말: ‘intelppm.sys 비활성화’—응급 조치와 예방의 균형
intelppm.sys를 잠시 끄는 방법은 마치 잔디밭에 임시로 깔아 두는 철판과 같다. 당장은 안전하게 걸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지반을 복구하지 않으면 언젠가 또 꺼진다. 사용자는 임시 방편에 안도하기보다는 BIOS·드라이버 최신화, 주기적 백업, 패치 모니터링이라는 세 가지 습관을 체득해야 한다. 기술은 진화를 멈추지 않고, 그만큼 예기치 못한 충돌도 계속 나타난다. 준비된 자만이 블루스크린 너머의 평온한 바탕화면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다.